본문 바로가기
책 리뷰 & 자기계발

천원을 경영하라 책 리뷰

by STELLA-H 2025. 1. 21.

*한줄평

2025년 중고등학생들의 놀이터 한국 다이소. 한때는 나도 일본기업이라 생각해서 기피했던 다이소. 그 아성다이소의 시작과 현재까지의 여정이 담겨있다. 박정부 회장의 경영 철학과, 고전적이지만 획기적인 비즈니스 접근이 돋보였다.

*책 리뷰

45세에 명예퇴직을 하고 나서 새로 시작한 사업이 이렇게 성공하리라 생각 못했을 것이다. 보따리장수부터 시작해도 과언이 아닌 박 회장의 사업은, 어느 사업이나 그렇듯 고전적으로 발품을 팔고 시간을 쏟지만 그에 따른 보상은 적은 고군분투현장 그대로이다. 제조업에 종사한 경험을 살려서 이것저것 돈이 될만한 상품들을 골라 샘플을 받고, 그 샘플을 가지고 현장에 가서 계약을 따오는 전형적인 발품 파는 보따리상. 노력을 하는 자에게 길을 주신다 했던가, 일본 다이소를 만나 균일가 샵이라는 콘셉트를 접하게 되고, 고품질 저가 상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된다.

 

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브랜드 충성도에 따른 고마진 상품 판매가 아니라, 매우 고전적인 '박리다매' 방식을 선택했다. 그의 의견에 적극 동의 하는 바는, 요즘 소비자들은 똑똑하다. 물건을 팔아보면 원가가 비싸고 마진이 작은 상품을 기가 막히게 알아내고 그 상품만 동이 난다. 약 20년 전까지만 해도, 제품의 질 보다는 브랜드에 충성하여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또한 저가상품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과 함께, 불량품 수준의 제품 또는 마치 IMF 여파로 폐업한 공장에서 재고정리를 위해 쏟아내는 물건취급이었다. 박정부 회장은 이 개념을 신박하게 바꾸어 놓았다. 물론 그 여정이 쉽지도 않고, 짧지도 않았지만. 그는 꾸준히 고민했고 도전했고 이루어 냈다. 이 책의 전반에 걸쳐서 그는 그 여정과 고민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박리다매를 모토로 하지만 그의  비즈니스 전략에서 그는 일개 장사꾼처럼 아주 사소한 마진에 목숨을 걸지 않았다. 마진보다는 품질을 기본으로 하는 제품을 생각했다. 제품의 품질을 위해서 그는 전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공장을 찾고, 본인의 기준에 맞는 품질을 찾았다. 마진율이 안 나올 때는 물류량으로 단가를 낮추거나 유통구조를 개혁하는 등의 품질이 아닌 다른 부분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물류센터를 짓는 투자등도 함께 했다. 물류센터에 시스템을 도입하여, 창고, 운송, 물류에 드는 비용을 품질을 위해 양보했다. 굉장히 소비자 입장을 잘 이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의 비즈니스이다.

물건이든 서비스든 판매를 할때 기본 원가와 마진율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판매업을 할 때 원가를 계산할 때는 우선 물건 제조비용과 운송료, 기타 직접비용, 간접비용 등 많은 것들이 포함되어 정해진다. 여기서 마진율은 판매업을 안 해본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만큼의 %로 매겨지고 그것을 더해서 우리가 아는 판매가격이 나온다. 모든 제품판매회사들이 그런것을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운영을 들여다보았던 사업들은 그랬다. 대부분의 사장은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 마진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원가를 줄이는 것을 원하며, 들어가는 부품 재료 등의 교체가 제일 먼저 고려된다. 제조 판매 브랜드 분야의 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절대로 정가 주고 물건 살 필요가 없구나. 그렇게 사면 바보구나 였다. 박정부 회장의 경영철학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운영에 관여했던 회사들을 회고하는 기회가 되었다. 가성비를 현명하게 따지고, 고객과의 공감을 최우선으로 하는 요즘 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경영철학이 적합할지 다시한번 느끼게 해 주었다.

 

또한, 이 책에서 박정부 회장은 한국 아성다이소가 일본 다이소의 계열사라는 오해도 풀어낸다. 일본 다이소의 투자받은 것은 사실이나, 지분율이 50% 미만 (실제 34% 정도)로 한국에 아성다이소가 주인인 한국 기업이다. 다이소라는 이름을 쓰게 된 이유도 일본 다이소의 투자를 받았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로열티를 따로 내지도 않으며 소유권도 한국 아성다이소에 있는, 일본다이소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직은 지분이 있다는 사실이 여전히 아주 조금은 찜찜하긴 하지만, 그래도 과거부터 지금까지 일본 다이소와의 관계를 설명하는 부분이 나를 포함하는 많은 독자로 하여금 오해를 조금 풀 수 있게 해 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