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 자기계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권 책 리뷰

STELLA-H 2025. 1. 20. 04:57

*한줄평

너무나도 내 주변에 흔하게 있을 법 한 대기업 명예퇴직 한 부장님들의 이야기.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서 사원들과 공감하고 수직체계 없애는 회사라지만, 여전히 어디서나 있고 어디서나 존재할 법한 우리네 구 부장님, 신 책임님 또는 총괄님 이야기. 

 

*책 리뷰

김 부장이란 캐릭터는 전형적으로 꼰대라고 칭하는 캐릭터이다. 체면을 중시하고, 남에게 보이는 조건이 먼저인 사람.  다양성보다는 모나지 않게 다수의 흐름에 따라 사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 생각하는 사람. 

 

회사에서는 수직체계를 선호하고, 팀원들의 감시가 본인의 일이 되는 관리자.

팀원이 만든 결과물을 본인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본인이 업무에 대한 크레딧을 가져가려는 상사.

임원들과 주말 접대 골프를 치며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 줄타기로 권력을 탐하는 직장인.

본인이 모르는 내용을 나이 어린 부하직원에게 질문을 하거나 도움을 받는 것을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직급에 따라 그들이 사는 집, 차, 경제적 상황을 비교하는 사람.

여기에 그의 '내가 제일 잘 나가' 마인드는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기보다 남 탓을 하여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게 되는 트리거가 되었다. 

누구나 그렇듯 대기업에 부장급에게 찾아오는 두 가지 갈림길. 임원으로의 승진 또는 좌천(명예퇴직). 그는 좌천된 이유를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남에게 돌리며 위안했다. 부동산으로 퇴직금을 날릴 위기쯤 되어서야 공황장애를 겪으며 본인의 실수를 인정했다. 공황장애 치료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예전에는 정신과 진료는 치욕적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정신과 치료가 취업 및 합격에 지장을 줄 만큼 치명적이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그 시대 사람인 김 부장 또한, 처음에는 본인의 장애를 인정하지 않고 버티고 거부했다. 결국 본인이 죽을 것 같은 상황에 내몰리고 나서야, 겨우 마음에 문을 열고 치료를 시작했다. 전반적으로 어리석지만 안타까운 캐릭터이다.

 

반면 김 부장에 반하는 이상적인 또 한 명의 부장 캐릭터도 등장한다. 공감의 최 부장. 이 캐릭터는 궁극적으로는 나의 롤 모델 같은 사람이다. 기회를 팀원들에게 주고, 팀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사람. 팀원들의 성과를 가로채지 않고 온전히 성장시켜 주는 사람. 다른 이의 고민과 어려움을 들어주고 공감하며,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에 권력을 쓰는 사람.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모르는 것을 배우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고, 배움에 진심인 사람. 권위의식과 위계질서보다는 사람대 사람으로 서로 성장하고 효율성에 초점을 둔 상사. 나는 지금까지 만나 본 적 없는 굉장히 이상정인 리더였다. 나는 우리 팀원들을 데리고 몇 가지의 특성을 적용하는가, 무엇이 더 필요한가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시 김 부장의 삶으로 돌아가서 보았을 때, 김 부장은 집에서 또한 가부장적이었다. 아들에게는 대기업 입사를 강요하며, 자식이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돌아봐 주지 않았다. 그들은 남들에게 보이는 자기 가족의 모습이 중요했다. 마치 예전 명문대 나온 대기업 다니는 아들, 딸들이 자랑이 되던 그 시대 부모님의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한 듯하다. 집에서는 대화가 부족하고, 권위적인 아버지이다. 나도 어릴 적 우리 아버지도 대기업에 다니셨다. 아주 어렸을 적 사진을 통한 추억을 제외하고는, 그 시절 나는 아버지와 무엇을 함께 한 기억이 거의 없다. 우리 아버지 또한 아침 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오는 게 일상이었다. 잠이 없던 나는 아주 가끔 자다 깨서 이제 막 들어온, 또는 이제 막 나가는 아버지와 인사를 한 기억만 수두룩 하다. 그렇게 우리 형제들의 교육과 케어는 전적으로 조부모님과 어머니의 몫이었다. 후에 우리 아버지가 사업을 시작하려고 회사를 그만두시면서, 함께 밥도 먹고, 여행도 가고, 고민도 상담하는 '관계'라는 것이 생겼다. 나도 김 부장의 아들처럼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것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결국 포기했고, 지금 돌아보면 그 포기가 내 인생 가장 큰 후회가 되었다. 책 안에서 김 부장 아들은, 아버지의 격한 반대에도 어머니의 지지를 받아 본인의 길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부럽기도 했다.책속에 김 부장은 어찌보면 어린시절 수없이 보아오던 전형적인 대기업 샐러리맨의 삶이어서 그의 마음도, 아내의 마음도, 아들의 마음도 너무 공감 가고 이해가 갔다.

 

결과적으로 김 부장은 가족들의 힘을 받아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시대에 수많은 김 부장님 들도 50년 넘게 산 사람의 생각과 습관은 쉽게 변하지는 않겠지만, 환경이 바뀌었고 가족이 함께 노력하니 인생 2막에서는 많은 것을 깨닫고 내려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